From,블로그씨, 오늘부터 딱 일주일 후! 설레는 크리스마스네요. 일주일 전부터 세워볼 나의 크리스마스 계획은?
아빠, 저희는 산타 할아버지가 어디로 들어오시나요?
일곱 살 둘째 딸의 엉뚱한 질문에 우리 집은 굴뚝이 없어 뒤 베란다로 들어온다.
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크리스마스가 돌아오고 있다.어, 우리 아들은 아빠가 산타인 줄 아직 몰랐어?곰곰이 생각해보면… 저번에 뽑은 치아를 지붕 위에 던지면 치아입니다.정이 가져갈 줄 아는 두 번째였다.어? 이빨 까치가 가져가는 거 아니야?
우리가 어렸을 때 구전되던 내용과 영화에서 본 내용이 무엇인지 그럴듯하게 합쳐졌다.지붕 위에 던지면 이빨 요정이 가져가다니.저번주 토요일 치과 간김에 둘째딸 앞니 뽑았는데…치아를 못 가져왔다고 아쉬워하던 둘째 아들에게. 의사 선생님이 치아요정 준대.
하고 또 이야기를 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7살 둘째 아들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것 같다 정확히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것인지 선물을 기다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왠지 후자인 것 같다. 너 산타 할아버지한테 선물받으려면 편지를 써야 해?
일이 어떻게 꼬여 가는지 모르지만 둘째 아들이 원하는 선물을 알아야 했다.이제 조금씩 한글을 쓰기 시작할 놈에게 편지를 써야겠다고 했다. 아직 편지까지 쓰지는 않았지만 이미 놈의 머릿속에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달라는 선물 목록이 가득 차 있었다. 레인보우프렌즈 인형이랑 A,B,C,D 인형 다 달라고 해야지~
미안해, 아들아.산타할아버지는 선물 하나만 주시거든.
아직 동심파괴자가 아닌 13살 오빠는 조심스럽게 “저는 보드게임을 원해요”라는 현실적인 대답을 조심스럽게 한다.이미 머리가 굵어진 큰아들은 엉뚱한 선물을 요구해도 아빠가 사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평소 갖고 싶지만 엄마 아빠의 취향(소원이라고도 표현)과 비슷한 선물을 슬며시 쏟아냈다. 그래? 형도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는구나.주말에 눈이 많이 왔다.할머니 집으로 가는 아버지를 배웅한 큰아들이 차를 데려다준 위에 오리 두 마리를 살짝 얹어줬다.다음날 일어나 보니 아직 떨어지지도 녹지도 않은 첫 번째 오리가 아직 차 위에 남아 있었다.아빠의 눈길 안전운전을 기도해줄 정도로 커버된 큰아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기억될까.핸드폰으로 예전 크리스마스 사진을 계속 찾아보니 크리스마스 이브에 성당에서 찍은 사진이 있었다.장남이 이걸 기억하지 않을까.살짝 물어봤어. 아들? 아들은 크리스마스 하면 기억에 남는 게 뭐야?작지만 집에서 함께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입니다.전혀 생각을 못했어.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과 아들이 보고 싶은 내용이 다르고, 내가 기억하는 것과 아들이 기억하는 것은 달랐다.곧 아들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올해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지 않네요.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포스팅 끝내고 바로 해야지.그렇다면 과연 두 번째는 어떤 크리스마스를 기억하고 있을까.아직 산타 할아버지를 기억하고 있는 둘째 아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형처럼 크리스마스 트리를 생각해?아니면 뒤쪽 베란다로 들어가는 문이 없는데… 산타 할아버지는 도대체 어디로 들어오는 걸까?라고 의문을 품었다고 크리스마스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블로그 씨의 질문 덕분에 두 번째 크리스마스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주말이다.다음 주에는 미리 장바구니에 넣어둔 크리스마스 선물 주문 버튼을 누르자. 그리고 신중하게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포장도 해야 해.둘째 아들이 형처럼 13살쯤 됐을 때 어떤 크리스마스라고 생각해?